“견딜 만한가 보지?” 그건 아니지만 모양새가 영 이상하잖아. 아무리 봐도 지금 누우라고 권하고 있는 거 같은데. 어딜 봐도 그런데. 리아랑 이네스도 얼른 누우라고 안 하고 조용한 것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거 같은데. 말을 안 하고 싶은데 안 했다가는 이 대치가 끝나지 않을 것 같아서 입을 열었다. “아니 나더러 지금 거기 누우라는 거예요?” 지금 시집...
“각하도 보고를 받으시죠.” 루치오는 동의는 했지만 별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그런데 왜 용의선상에서 제외한 거죠?” “각하께선 당일 로제타 장에 안 계셨습니다.” 마르첼로가 마을에 간 걸 아는구나. 하기야 몰래 나가진 않았을 테니 알겠지. 그 시간에 어디 갔는지, 왜 갔는지 아느냐고 물어볼까를 잠깐 고민했으나 목적을 추궁하면 이야기가 딴 데로 샐 ...
란첼로티 자작은 괴한을 몰래 별장에 들이고는 경비를 피해 귀부인의 방까지 가는 길을 알려주고는 마을에 갔다. 그게 원작의 내용인데 베아트리체는 한새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인물은 아니다 보니 사건의 자세한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나왔어도 판타지 소설에서 추리 관련 내용이 얼마나 나왔겠어. 아무튼, 마르첼로는 알리바이를 만들었고 괴한은 일을 저지른 뒤 미리...
딸이 죽을 뻔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말레벤토 대공 부부는 법황이 내 옆에 있는 것을 보고 엄청 놀랐다. 놀랄 수밖에 없다. 대통령 딸이 아프다 해도 교황이 문병을 와 있으면 놀라지 않겠는가. 심지어 내 경우는 문병도 아니다. 감시하러 와 있는 거지. 나도 이런 상황이 벌어져서 참으로 유감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이렇게 될 줄 몰랐다. 로제타장에서 하루를 ...
도착했는데 선뜻 들어갈 맘이 안 드는 건 역시 안에 있는 사람이 불편해서일 것이다. 오늘만이 아니라 늘 껄끄러운 사람이었다. 아버지란 그에겐 명령을 내리는 윗사람일 뿐이었다. 오늘은 무슨 명령을 내리려고 부르시는 건지, 35년간 그 사람을 봐온 윤찬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들어오시랍니다.” 정말 들어가기 싫지만 그렇다고 부르셨는데 안 들어갈 수도 없...
2023년 1월 28일 제20회 디페스타 로오히 쁘띠존에서 판매할 예정입니다. X6a 논논난난 B6/ 50페이지 이상 예상/ 6000원/ 전연령가 [예약 폼 바로 가기] - 둘이 사귀고 있다는 설정입니다. 앞뒤는 없습니다. - 로드의 성별은 명시하지 않았습니다만 저는 여로드 유저입니다. - 통판 예정은 없으며 현장 판매도 거의 없을 예정입니다. - 문의사항...
죽이라고 말하자 법황은 나를 물끄러미 보았다. 무슨 생각으로 말한 건지 가늠하는 눈빛이었다. 나는 아무 생각 없다. 배짱을 부리는 것도 아니다. 신체능력은 떨어졌고 날 죽인다는 상대를 설득할 말주변도 없다. 그러니 그냥 다시 시작하자고 판단한 거다. 횟수 제한도 모르는 능력을 이렇게 낭비하기엔 아깝지만 지금 상황을 모면할 방법이 없다. 죽으면 노빌레 궁전으...
한밤의 다과회가 열렸다. 응접실에 차와 디저트들이 차려졌다. 그러나 담소는 없다. 리아가 차를 따르는 동안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 침묵 속에서 나는 주위의 면면을 살폈다. 불편해 죽겠네.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나와 아돌포가 마주 앉았고 리아는 내 옆에, 루치오는 뒤편에 섰다. 조금 떨어진 거리에는 잔뜩 긴장한 병사들도 있다. 문 너머에도 다들 대기하고...
그래서 어떻게 됐냐면, 첫 번째보다 더 빨리 회귀했다. 어쩔 수 없었다. 정령을 셋이나 부리는 놈을 상대로 어떻게 이기겠어. 원래 몸이었으면 피했을 텐데 근육통으로 삐걱거리는 베아트리체 몸으로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했다. 몸에 불이 붙고 화르륵 번져나가는 것을 보았는데 정신 차리니 나는 다시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리고 역시나 목이 졸리고 있었다. 베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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